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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국정원장, "홍장원 전 차장의 메모는 거짓"… 탄핵심판 변론서 강하게 반박
  • 최득진 주필
  • 등록 2025-02-13 12: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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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재 변론서 "홍장원 메모 신뢰성 의문… CCTV 확인 결과 당시 청사에 있었다"
  • "보좌관 증언과도 불일치… 총 4가지 버전의 메모 존재"

↳헌법재판소 전경(사진=이노바저널 DB)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은 13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작성한 메모에 대해 "거짓이라고 생각한다"고 증언하며 해당 메모의 신뢰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조 원장은 이날 증언에서 “홍 전 차장이 자신이 직접 메모를 작성했다고 했지만, 확인 결과 그 시각에 그는 국정원장 공관 앞이 아닌 청사 사무실에 있었다. CCTV 확인 결과 이를 명확히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태용 "홍장원, 탄핵심판서 허위 증언 가능성"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이 지난 4일 헌법재판소 공개 변론에서 증언한 내용과 실제 정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홍 전 차장은 당시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체포 대상 정치인 명단을 들었고, 이를 국정원장 관사 앞 공터에서 수첩에 받아 적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이 메모를 작성한 시간인 11시 6분에 청사 사무실에 있었다는 사실이 CCTV로 확인됐다”며, "그의 증언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한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이 처음에는 자신이 직접 메모를 작성했다고 했지만, 보좌관이 증언한 바에 따르면 메모는 총 네 가지 버전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는 "12월 3일 밤, 홍 전 차장이 사각 포스트잇에 쓴 메모를 보좌관이 정서(正書)한 것이 첫 번째 버전이며, 그다음 날 오후에 홍 전 차장이 '네가 기억나는 대로 다시 써달라'고 요청해 보좌관이 기억을 더듬어 다시 작성한 것이 세 번째 메모"라고 설명했다.


"메모가 4개 버전?… 조작 가능성 제기"

조 원장은 특히 "홍 전 차장이 주장하는 메모와 보좌관이 작성한 메모가 다르고, 심지어 보좌관이 작성한 세 번째 메모에도 누군가 가필한 흔적이 있다"며, "메모가 여러 버전으로 바뀌는 것은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보좌관이 파란 펜으로 사람 이름만 나열했으며, 이후 동그라미를 치거나 특정 내용을 추가한 것은 자신이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며, "12월 4일 늦은 오후에 작성된 메모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인데, 이는 누군가의 추가적인 가필이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홍 전 차장 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야당을 중심으로 "조 원장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증언하고 있다"는 반박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홍장원, 야당 의원에 인사청탁 7차례 요청"

조 원장은 이날 변론에서 홍 전 차장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지난해 8월쯤 홍 전 차장이 민주당 박지원·박선원 의원을 통해 7차례 인사청탁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를 듣고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정부 시절 국정원에서 일했던 야당 의원이 직접 홍 전 차장을 지목하며 '너 나한테 인사청탁 여러 번 하지 않았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며, "이 발언을 들었을 때 상당히 놀랐다"고 말했다.


조 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홍 전 차장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된 증언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탄핵심판 변수 될까?… 헌재의 판단 주목

이번 변론에서 조 원장이 홍 전 차장의 증언과 메모의 신뢰성을 강하게 부정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헌재가 탄핵심판 과정에서 증언의 신뢰성을 중요하게 판단하는 만큼, 홍 전 차장의 메모가 변론의 핵심 근거로 채택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야당 측에서는 "조 원장의 증언이 오히려 정치적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탄핵심판이 국가정보원 고위 관계자들의 증언을 둘러싼 진실공방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헌법재판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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