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봉길 논설위원 시인, KIST 시스템공학연구소 프로그래머, 한국예총 <예술세계> 편집장, 현재 (주)밈비 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이노바저널 논설위원 |
블록체인 생활화로 암호화폐가 나타나면서,새 기축통화 디지털 달러가 꿈틀대고 있다. 수많은 내 정보의 컴퓨터 기록을 시작으로 이미 인간의 디지털화도 시작되고 있을 것. 설상가상, 내 상상력도 자유도 그렇게 될까? 물론 아니다, 지구가 사라지기 전까지는.
새 기축통화, 디지털 달러의 등장
달러가 세계 기축통화가 된 지 100년이 넘었다. 그 사이, 컴퓨터가 만들어지고, 세계 80억 인류 모두 1개 이상 컴퓨터와 함께 살고 있다. 이 컴퓨터는 이제 안드로이드가 되어, 손에 들거나, 귀에 눈에 입에 달고, 또 옷으로 입거나, 아예 휴머노이드로 만들어 내 그림자보다 가깝게 살고 있다. 이쯤이면, 나만의 내 컴퓨터가 따로 있고, 나는 내 컴퓨터와 함께 다른 그 뉘와 그 뉘의 컴퓨터과 더불어 연결되어, 바로 곁에서 서로 쳐다보듯 동시에 살아있는 것이라 하겠다.
어느 날 문득, 이렇게 책상에 앉아, 하늘 밖에서든 땅 안에서든, 누가 부르면, ‘나로 불리는 디지털 나’가 먼저 대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시간이 참 새롭게 느껴진다. 지금이 바로, 또한 내가 바로, 디지털 문명의 씨앗을 뿌리는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거라는 생각에 잠겨 본다. 아마 디지털 문명의 새싹이 나올 무렵, 이미 모든 화폐는 컴퓨터 속에서만 오가는 자료의 이동에 불과하리라. 그렇다면, 당연히 디지털 문명의 기축통화는 바로 이 컴퓨터 자료의 하나인 암호화폐가 될 것은 자명하다.
우연이 아니겠으나, 트럼프가 디지털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하리란 보도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더 우연이 아닐 것이겠으나, 연임에 성공한 미국 대통령은 9명이었는데, 47대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미국 최초의 재임 대통령이다. 어쩌면, 암호화폐 대통령으로 불리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특정 몇 개 암호화폐를 미국의 기축통화로 삼을 수도 있으리라. 디지털 달러로 세계를 통일시키기 위한 기틀을 다지려고 재임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하게도 된다.
한편, 세계의 디지털 단어인 컴퓨터를 등장시킨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있다. 그리고 어쩌면 그 디지털 문명의 불씨를 댕기고 있는 일론 머스크는 세계의 디지털 문명 정책을 주도하면서 디지털 대통령이라고 추앙받을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이들이 펼치는 암호화폐의 세계 기축통화 정책은 어떻게 펼쳐질까? 이들도 이 어려운 답을, 결국 인간마다 가지고 있는 생존 욕구 분출이 어떻게 펼쳐지게 하느냐 하는, 인간의 디지털화 초기 현상에서 찾으려 할 것 같다.
나의 디지털화 요소와 현주소
인간 디지털화 초기 현상은 그 오랜 인류 진화 과정과 그 끝에 있을 것 같다. 또한, 그 기간이 긴 만큼 그 요소들 또한 무한대 급으로 바뀌며 그 옷을 바꾸어 입었을 것이다. 의식주 해결을 중심으로 생로병사의 매듭마다 펼쳐지고 끊임없이 생존해 온 인류, 그 한쪽 끝에 내가 있다. 그렇다면, 먼저 나는 나의 디지털화 요소에서 그 답을 찾는 것이 최선이다.
자, 나의 디지털화 현상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걷거나 식사를 하거나 화장실에 있거나 잠자리에 들어서도 스마트폰을 손에 잡고 있거나 아니면 보고 있거나 곁에 두고 있는 나다. 이미 모든 결재는 인터넷에서 처리하고, 현금을 가지고 다닌 지 오래다. 또한, 필요한 정보는 언제든 내가 원하면 찾을 수 있고, 모를 듯한 답을 대기해 놓고 미리 알려주는 AI Web 시대에 살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현상은, 지금 자라는 청소년의 경우, 그 원인과 결과를 동시에 처리하는 디지털 사고와 행동이 점점 자연스러워져 간다는 거다. 태어나면서부터 컴퓨터를 바라보다가 젖병보다 먼저 손에 쥐고 노는 이들의 그 디지털화는 앞 시대보다 더 빠르고 그 활용 능력도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높다. 물론 그 시대가 짧아지면서, 이들은 ‘존재하는 모든 가치는 모두 디지털화가 된다’는 사고를 자연스럽게 가슴에 품고 자라기에 새 디지털 시대의 주인공이 되어 간다.
이렇듯, 몇 세대 몇 시대가 지나면서, 점점 인류의 디지털화 속도는 예측조차 할 수 없을 것. 이도, 어쩌면 인간 본능의 한 변화요 진화다. 인간사 어떠한 것도 수치화시키려는 것이 약육강식에 근거한 인간 생존 욕심의 하나기에, 어떤 방법으로든 1등부터 순서가 매겨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트럼프나 빌 게이츠나 일론 머스크 그리고 그 많은 세상의 나’라는 사람 순서란, 굳이 디지털화라는 억지 춘향 같은 용어와 상관없이, 그 가치를 비교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참 뭐가 그렇게 아쉬움이 남는지, 그 나는 그들이 선택하는 차세대의 기축통화는 암호화폐는 무엇일 거라며, 그 어떤 암호화폐가 그 물망에 떠오를지 생각해 보는 것이었다.
암호화폐의 제도화에 따른 나의 갈등
트럼프 임기 중, 세계 블록체인과 그 암호화폐 관련 기본적인 법의 틀이 만들려 할 것은 분명하다. 인간의 디지털화는 한마디로 인간이 컴퓨터 속으로 들어갔나 나오는 일의 반복일 것이다. 미국은 앞으로 인류가 컴퓨터를 이용해 디지털화의 그때마다 얼마나 멋지게 존속시킬 것이냐 하는 순서를 미리 정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 규정을 만드는 일이 세계의 모든 가치를 주무르게 된다는 의미다. 디지털 달러로 이어지는 달러 독재의 또 다른 모습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물론, 곧 디지털화의 주인공이 계속 미국이 되어야 한다는 논리로서, 미국은 세계 각국과 그 국민을 미국이 필요로 하는 자리에 있기를 바랄 것은 자명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미국은 달러에 이어 달러를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 몇 개를 세계 기축통화로 만들고, 세계인이 이를 사용하게 될 것을 어찌 부정할 수 있을까. 중세부터 주요 선진국에서 시작된 세계 기축통화의 흐름을 디지털 달러라는 정점에서 멈출 듯하다.
이미 10년 전부터 시작된 디지털 달러 만들기를 통해, 세계 질서의 새 중심축으로 탈바꿈시키려는 미국이다. 또한, 이에 반발하는 국가들의 행보를 지켜보는 내 정체성도 갈등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블록체인 발전이 하루하루 달라지기에 그때마다 새 암호화폐가 등장과 가치 급등 속에서 대다수 암호화폐는 계속 사라지는 격변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만간, 나도 암호화폐 사용을 두고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걱정을 번갈아 해야 하리라.
이러한 선택의 순간이 반복될 때마다 허공을 더듬거리는 내 손가락 끝에 답이 만져지지 않는다. 내 얼굴도 더듬거릴 때마다, 나는 어떻게 해야 내 행복을 조금이나마 유지할 수 있을는지, 그 더듬거리는 순간, 눈만 껌뻑거릴 수밖에. 나의 디지털화가 어떻게 진행될지 따져보기는커녕, 남은 생의 시간을 어떻게 하면 웃으며 지낼 수 있을지, 그야말로 촌스럽게도 걱정하다니, 참으로 무기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허허! 그런데, 이쯤에선 나도 한번 오기가 불끈 생기는 것이었다. 미국이 암호화폐 기축통화 조정국이 되든 말든, 트럼프가 암호화폐 대통령이 되든 말든, 일론 머스크가 디지털 대통령이든 말든, 뭐 그리 오래 심각히 따져봐야 나와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는 거다. 그러나, 기막히게도 상관이 있다.
언제 오기 부려봤느냐 하며, 다시금, 쓸데없이 심심하면 남이 만든 영상을 보거나, 남이 볼 내 영상을 어떻게 만들까 하는 생각에 빠지게 되니 더 무기력해질 수밖에. 이럴 땐 잠깐의 그 오기도 본능적으로 고개 숙이게 된다. 디지털 문명이 발달할수록, 노동을 로봇이 대신하니, 그저 기본급여만으로 살아갈 수 있으니, 그래서 내가 할 일보다 점점 노는 일이 많아진다고 하니, 다시는 오기 부리는 일 없이, 미국을 움직이는 그들 눈치만 볼 수밖에.
나의 디지털화에 관한 묵상
어쩌면, 저 기축통화를 운용하는 이들에 의해 ‘눈 뜨고 코 베일 상황’에 빠지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아직은 기존 가치에 새 가치를 얹히며 살아가는 일이 세상 사는 이치이기에, 그래서 내 가치를 즐겁게 높여가는 일이 내 남은 나날이기에, 나도 모르게 디지털 문명으로 들어가는 일이 안타까워지는 일이 마음에 걸려, 밥 먹다가도 밥을 향해 눈을 껌뻑거리곤 한다. 아, 그래 나도 그들과 같은 인간이구나 하며 말이다.
이렇듯, 자연 속에 존재하는 것을 보는 일이든, 아니 그 영상을 보든, 가끔 눈을 껌뻑이며 나를 직시해 보는 일,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내 가치도 수치화 과정이니 내 어딘가가 깜빡이는 것을 느끼는 일, 그래서 가끔 인간 성찰 아니 나 느끼기를 동물처럼 킁킁 느껴보는 일, 얼마나 영광스러운가. 문득, 문득 내 현재 가치를 잊고 아니 잃어가며, 괜히 어떤 암호화폐가 새 기축통화의 수단이 될 거라는 ‘욕심과 그 상상’에서 잠깐이나마 빠져나오니, 이 얼마나 눈물 나는 일인가.
의자를 고쳐 앉다, 고개를 꺄우뚱거려 본다. 눈부시게도, 창 너머 서울 하늘가 구름이 보인다. 언제 봐도 다른 시간에 다른 구름이다. 나는 디지털화 되어가는 나를 아무렇지도 않게 구름 옆에 세워놓고 바라본다. 하, 그것참, 아직 이렇게 생각처럼, 떡 하니 옆에 서 있게 하는 디지털화 기술이 실현되려면 몇 세기 더 걸릴 거다. 그런데도, 나를 순간 이동시켜, 저 멀리 구름 곁에 그 나를 세워두고 오래 보고 싶어진다. 그렇게라도 나를 미리 바라보고 싶은 것은 나만의 상상이 나를 자유롭게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또, 상상력도 이 자유도 또한 디지털화되어 결국 디지털 달러 같은 암호화폐로 매매될 것이라고 박박 우겨보는 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