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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재집권 3년
  • 최득진 주필
  • 등록 2024-09-17 12:48:56
  • 수정 2024-09-17 13: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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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화의 흐름과 도전 과제

자료: 2023. 8. 23. VOA 뉴스 자료


2021년 8월, 미국과 연합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며, 탈레반은 급격하게 아프가니스탄의 정권을 장악했다. 이는 20년간 이어진 전쟁의 종식이자, 아프가니스탄의 정치적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꾼 사건이었다. 탈레반이 정권을 잡은 지 3년이 지난 지금, 아프가니스탄은 다방면에서 변화의 물결을 겪고 있으며, 이 변화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탈레반은 정권 장악 이후 치안 유지를 중요한 과제로 삼았다. 특히, 그들이 지배하는 농촌 지역에서는 폭력과 범죄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카불 등 대도시에서는 범죄 조직의 활동이 줄어들었으며, 주민들은 범죄로부터 다소 안전함을 느끼고 있다. 탈레반의 법 집행 방식은 엄격하지만, 이를 통해 몇몇 지역에서 안정적인 치안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탈레반은 범죄를 강력히 단속하며, 특히 절도, 살인과 같은 강력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아프가니스탄은 오랫동안 세계 최대의 아편 생산국 중 하나였으나, 탈레반은 이를 단속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 마약 재배를 금지하고, 관련된 유통망을 차단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이는 국제 사회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마약 생산이 감소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정책의 지속 가능성과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탈레반 정권 하에서 여성의 권리는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교육 기회는 거의 사라졌고, 여성의 공공 생활 참여는 극도로 제한되었다. 특히, 여학생들의 학교 출석이 금지되고 여성들이 직업을 가질 수 없게 되는 등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탈레반은 여성들에게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릴 것을 강요하며, 이러한 규칙을 어긴 경우 처벌을 가하고 있다. 그 결과 많은 여성들이 체포되거나 가혹한 처벌을 받는 사례가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다.


예컨대, 2022년 12월 21일 유엔난민기구(UNHCR)은 탈레반의 여성 및 소녀에 대한 대학 교육 금지 결정을 강력히 비난하며, 이는 아프가니스탄 국민에게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성별 박해에 해당하며 국제 인권 조약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받을 기회를 빼앗긴 여성들은 경제적, 사회적 기회가 크게 줄어들고, 아프가니스탄 전체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여성 의사와 교사의 부족은 필수 서비스 제공을 저해할 것이며, 탈레반에 즉각 교육 기회를 복원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2023년 8월 22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이 재집권한 지난 2년 동안 200건이 넘는 초법적 살해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히기도 했디. 


제레미 로렌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대변인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유엔아프간지원단(UNAMA) 산하 인권국은 오늘, 수백 명의 전직 정부 관리들과 군인들에 대한 탈레반 당국의 심각한 인권 침해 혐의 실상을 상세히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인권국은 탈레반이 재집권한 2021년 8월 15일 이후 올 6월 30일 사이 이뤄진 218건의 초법적 살인과 14건의 강제실종, 144건이 넘는 고문과 학대, 424건의 임의 체포∙구금의 책임이 현 탈레반 구성원들에게 있다는 신뢰할 만한 보고들을 입수했다고 로렌스 대변인은 밝혔다. 로렌스 대변인은 또 이런 인권 침해가 대부분 군과 경찰, 국가안보국(NDS) 소속 전직 관리들을 상대로 자행됐으며, 특히 이들에 대한 일반사면이 보장된 상황에서 행해졌다고 지적했다.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는 탈레반 집권 이후 아프가니스탄의 전 정부와 보안군 소속 개인들에 대한 대우의 심각한 사례들을 보여준다”면서 “국민의 신뢰에 대한 배신”이라고 말했다.


탈레반 정권의 경제 정책은 아프가니스탄의 경제를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 되었다. 국제 제재와 원조 중단으로 인해 아프가니스탄은 심각한 경제 위기를 맞이하고 있으며, 실업률과 빈곤율이 급격히 상승했다. 기본적인 생필품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많은 시민들이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 특히 도시 지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급증하며 식량 및 물 부족 사태가 심화되고 있다. 


아프간 국내총생산(GDP)은 2021년 20% 이상, 2022년은 6% 이상 감소한 것으로 세계은행은 추산하고 있다.


2024년 2월 15일 이사회를 열어 '어프로치 3.0'으로 명명된 새로운 아프가니스탄 지원 방식을 승인했다. 이는 텔레반 통제 안 받는 아프간 민간부문 지원을 위한 결정이다. 이를 통해 4천억원을 15개월에 걸쳐 유엔 기관 등을 통헤 지원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 자금은 아프가니스탄 전역의 기본적인 서비스 지원에 사용된다. 이 서비스는 특히 여성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으로 탈레반 당국의 통제를 받지 않는 것이다. 또 세계은행은 어프로치 3.0을 통해 탈레반 당국과 '원칙적인 접근'을 계속할 것이라며 아프간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중심에 여성을 둬 여성들이 스스로 프로젝트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탈레반 정권 하에서 아프가니스탄은 다시 한 번 테러리즘의 온상이 되고 있다. 특히, 알카에다 및 이슬람국가(ISIS-K)와 같은 테러 조직들이 다시 활동을 시작하며, 이로 인해 지역 주민들은 물론 국제 사회에서도 불안이 커지고 있다. 탈레반은 테러 조직과의 연계 의혹을 부인하고 있으나, 여러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은 점차 테러리즘의 안전한 피난처로 변모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탈레반 정권 3년은 아프가니스탄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치안 강화와 마약 단속 같은 긍정적인 변화가 존재하지만, 인권, 특히 여성 인권의 심각한 후퇴와 경제 위기, 그리고 테러리즘의 부활이라는 큰 도전 과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탈레반은 국제 사회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일부 정책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아프가니스탄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아프가니스탄이 이러한 도전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그리고 국제 사회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자료: UNHC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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