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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득진 박사 칼럼] 단일화 약속의 배신… 김문수 후보 패배, 정치 신뢰의 심판
  • 최득진 주필
  • 등록 2025-06-04 17:54:28
  • 수정 2025-06-04 18: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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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득진 국제법학 박사

서울 경성고등학교 졸업

중앙대학교 법과대학 및 대학원 졸업

일본 와세다대학교 대학원 법학연구과 졸업

전, 대학교수

현, (주)AXINOVA 대표

이노바저널 대표 및 주필

AXINOVA 연구개발원 원장

MSC 국제 지도사

챗GPT인공지능 1급 지도사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원

상담심리 전문가

교육사회 전문가


2025년 6월 3일, 국민은 또 한 번 표로써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대통령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결정적인 패배를 당했다. 언뜻 보기에 이는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거부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정치인의 신뢰와 책임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깔려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문수 후보가 보여준 ‘단일화 파기’라는 정치적 배신이 자리 잡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를 약속하며 당내 보수통합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당시 그는 “국민통합정부를 위해 반드시 한덕수 후보와 단일화하겠다”며 공개적으로 서약했고, 이에 보수 유권자들은 갈등보다는 통합의 상징을 믿고 그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그러나 후보로 확정된 이후, 그는 이 약속을 손쉽게 저버렸다. 단일화 협의는 흐지부지되었고, 협상 창구는 단절됐다. 이는 곧바로 보수층 내 심각한 분열로 이어졌다.


이 결정 하나가 선거판을 갈랐다. 수도권과 중도층 유권자들은 물론, 전통 보수 지지층 내에서도 “말 바꾸기 정치인”에 대한 반감이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무엇보다도 정권 재창출이라는 절박한 과제를 앞두고 ‘이기는 선거’를 위한 최소한의 전략조차 포기한 듯한 모습은 실망을 넘어 배신감으로 받아들여졌다.


정치에서 가장 강력한 자산은 신뢰다. 국민은 화려한 경력보다 약속을 지키는 태도를 원했고, 보수진영의 통합보다도 국민과의 약속을 더 가볍게 여긴 정치인을 심판했다. 김문수 후보의 패배는 단순한 전략 실패가 아니다. 그것은 정치인의 말과 행동이 다를 때, 국민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본보기다.


이번 선거에서 김 후보가 주장한 보수 가치는 설득력을 잃었다. 단일화 불발 이후, 정책 메시지는 공허하게 울렸고, 선거운동 내내 ‘신뢰 상실’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내부 잡음을 최소화하며 진영 결집에 성공했고, 유권자들은 보다 안정된 선택지를 택했다.


이제 국민의힘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누구와 함께 가야 하는가?”
정치적 셈법 이전에 지켜야 할 기본, 그것은 약속이다. 김문수 후보의 패배는 보수정치 전체에 던져진 중대한 물음이며, 정치 신뢰가 사라진 곳에서 정권은 결코 태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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