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호 교수(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헌법)
2024년 12월 14일 저녁,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었다. 이에 따라 헌법 제65조에 의거해 대통령의 권한 행사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지되며, 헌법 제71조에 따라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적 의미와 권한 범위를 다시금 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인호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헌법 교수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적 의의를 헌법과 국가기능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권한대행자는 대통령의 대리자가 아닌, 임시적인 권한행사자로서 헌법적 책임을 온전히 스스로 지며, 권한과 책임은 분리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헌법 질서와 국가 운영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장치로서 기능한다.
이 교수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크게 두 축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권한대행자는 대통령의 국가원수 지위에서 수행하는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이는 군통수권, 외교권, 비상대권(긴급명령권 및 계엄발동권) 등을 포함하며,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권한 공백을 방지하는 데 중점을 둔다. 예컨대, 적국의 도발에 대응하는 군통수권의 행사와 외교적 조치를 통한 국가대표 역할은 권한대행자에게도 필수적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령 발동, 국무회의 주재, 공무원 임면, 예산안 제출 등 행정권 전반을 대행할 수 있다. 이 교수는 "국가의 행정기능은 한순간도 멈춰선 안 된다"고 강조하며, 권한대행자가 행정부를 안정적으로 이끄는 역할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국회에서 의결한 법률안을 거부하고 재의를 요구할 권한 역시 권한대행자에게 부여된다고 해석된다. 이는 법률안에 대통령의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과정으로, 권한대행자가 이 권한을 행사하지 않으면 국가 법체계의 공백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권한대행자는 임시적 권한 행사자로서 대통령과 같은 국민적 신임을 갖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이 교수는 "권한대행 체제는 새로운 정책보다는 기존 정책의 유지와 긴급 현안 처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권한의 무제한 행사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쟁 선포와 같은 새로운 국정 방향 설정은 권한대행 체제에서 논란의 소지가 크다.
이 교수는 헌법재판관의 임명권 문제가 탄핵심판 절차에서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헌법재판소는 6인 체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탄핵심판의 중대한 결정을 위해 최소 7인 이상의 재판관 구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그는 권한대행자가 헌법재판관 임명권을 행사해 재판소 구성의 완전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 의결 기준이 대통령과 동일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즉,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발의와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해야 한다. 이는 권한대행자의 헌법적 지위가 국무총리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권한대행 체제를 국회의 독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동일한 기준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장기화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국가적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는 신속하고 공정한 탄핵심판 절차를 통해 국가적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권한대행 체제의 운영은 헌법적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운영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중대한 헌법적 과제를 남긴다.
이인호 교수의 논평은 현행 헌법 체제에서 권한대행의 역할과 범위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하며, 향후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운영에 중요한 지침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다음은 12월 15일 이인호 교수가 개인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대통령 권한대행의 의미와 권한행사의 범위" 제목의 내용이다.
[이인호 교수(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헌법)]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이 12월 14일(토) 저녁 국회에서 가결되었다. 헌법(제65조)에 따라 대통령의 권한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있을 때까지 그 행사가 정지된다. 그리하여 헌법(제71조)에 따라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권한을 대신 행사하게 되었다. 여기서 몇 가지 헌법 쟁점이 제기되는데, 이를 분석해 본다.
(1) 헌법상 대통령은 두 가지 지위를 갖는다. 하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 지도자로서 국가원수(元首)의 지위(제66조 제1항)이고, 다른 하나는 행정부 수반(首班)으로서의 지위(제66조 제4항)이다. 대통령은 전쟁이 났을 때 군을 총지휘하는 군통수권(軍統帥權)을 갖는데(제74조), 이는 국가원수의 지위에 따른 권한이다. 또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외국에 대하여 대한민국을 대표한다(제66조).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갖는 비상대권(긴급명령권과 계엄발동권)도 국가원수의 지위에서 갖는 헌법상의 권한이다. 이러한 대통령의 권한 행사는 한 시도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된다.
(2) 헌법 제71조는 “대통령이 궐위(闕位)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라고 규정한다. 탄핵소추 의결로 인해 대통령이 ‘궐위’ 즉 공석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상 대통령의 신분과 지위를 가지고 있다. 다만, ‘권한행사의 정지’(제65조)이기 때문에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
(3) 그렇다면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적 의의는 무엇인가?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적 의의는 헌법과 국가기능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데 있다. 이로써 국가 운영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헌법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권한대행자는 대통령의 ‘대리자’가 아니라 ‘임시적인 권한행사자’이다. 권한대행 기간동안 헌법적 책임 또한 스스로 져야 한다. 권한과 책임은 분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4) 그렇다면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의 어떤 권한을 어디까지 행사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여기서 ‘대행하는 권한의 범위’와 ‘권한행사의 한계’를 나누어서 논의해야 한다.
첫째, 권한대행자는 대통령이 국가원수의 지위에서 갖는 헌법상의 모든 권한을 대신해서 행사할 수 있다. 아니, 행사해야 한다. 헌법과 국가의 기능은 한 시도 중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자는 전쟁이 났을 때 국군통수권을 행사해서 전쟁을 지휘하고 수행해야 한다. 또한 외교관계에 있어서도 권한대행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외교권을 행사해야 한다.
또한 권한대행자는 대통령이 행정부 수반으로서 갖는 모든 행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 아니, 행사해야 한다. 국가의 행정기능 또한 한 시도 중단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령(시행령)을 발하는 권한, 행정부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권한, 공무원을 임면하는 권한, 예산안을 제출하는 권한, 법률안을 제출하는 권한 등 모든 행정권을 행사해야 한다.
둘째, 여기서 권한대행자는 법률안 거부권, 즉 국회가 의결해서 정부에 제출한 법률안에 대해 재의요구권도 행사할 수 있는지가 논의될 수 있다. 그러나 ‘법률안 재의요구권’(제53조 제2항)도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이고, 따라서 권한대행자도 법률안 재의요구권을 당연히 행사할 수 있다. 행사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권한대행자의 판단에 달려 있다. 그 논거는 다음과 같다.
우리 헌법에서 법률(法律)은 국회가 의회주의 절차와 방법에 따라 제정하지만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민주적 신임(信任)을 보태어주어야만 비로소 ‘국가의 법’으로서 완전한 것이 된다. 국회가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법률안’은 아직 ‘법률’로 성립된 것이 아니다. 국회를 통과한 ‘법률안’은 대통령에게 넘어가서 대통령이 ‘승인’해야 그때 비로소 ‘법률’로 성립된다. 그리고 대통령은 승인한 법률을 ‘공포’해야 한다. 법률이 ‘공포’되면, 그때 비로소 효력요건을 갖추게 된다.
국회에서 넘어온 ‘법률안’을 ‘법률’로 성립시킬 것인지, 그리하여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신임을 보태어서 ‘국가의 법’을 성립시킬 것인지에 관한 권한이 곧 헌법이 규정하는 ‘재의요구권’의 본질이다. 그리하여 ‘법률’은 국회의 민주적 정당성(신임)과 대통령의 민주적 정당성(신임)이 합쳐져야 전 국민을 구속하는 정당성을 온전하게 갖게 된다. 그러므로 권한대행자도 대통령을 대신해서 ‘법률안’에 대해 민주적 정당성을 보태어줄 것인지에 관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만일 이의가 있다면 재의를 요구해야 하고, 이의가 없다면 승인을 해서 공포를 해야 한다. 어느 쪽이든 결정을 내려야 하고 만일 이를 하지 않는다면, 국가의 법 자체가 성립될 수 없게 된다. 이때 만일 권한대행자가 무조건 승인해야 한다고 하면, 그것은 대통령의 권한을 온전하게 대행하지 못하는 것이 된다. 이는 권한대행의 헌법상 기능을 포기하는 것이어서 용인될 수 없다.
(5) 다음으로, 권한대행자가 대통령의 권한을 대신해서 행사할 때 그 한계가 무엇인가 하는 쟁점이 있다. 권한행사의 한계는 권한대행자의 권한 행사가 ‘임시적’이라는 것, 그리고 대통령과 같은 국민적 신임(信任)을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로부터 나온다. 따라서 권한대행자는 대통령의 권한을 무제한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바로 권한대행 체제가 갖는 국가적 위험이다.
통상 헌법학계에서는 국정 공백을 메우는 한도 내에서 또는 현상 유지를 하는 한도 내에서 권한을 대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기보다 기존 정책을 유지하거나 긴급한 현안 처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런 일반론으로 뚜렷한 판단기준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적국이 전쟁을 일으키거나 일으키려는 위기 상황에서 권한대행자가 국군통수권 및 계엄권한을 완전하게 행사하지 못한다는 것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물론 대통령이 가진 전쟁선포권을 행사해서 권한대행자가 새로운 전쟁을 선포할 수는 없을 것이다.
(6) 여기서 현안이 되는 쟁점이 있다. 탄핵심판을 해야 하는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구성과 관련해서, 현재의 6인 헌법재판관 체제를 변경하는 재판관 임명권을 대통령 권한대행자가 행사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이다. 이 쟁점은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의 심리와 파면 여부에 관한 결정을 6인 체제로 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의 재판관 6인 체제에서는 심리도 결정도 쉽지 않다. 최소 7인이 있어야 하고, 바람직하게는 9인 완전체로 심리와 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대통령에 대한 파면 재판은 그 무게가 전혀 다르다. 대통령 파면이란 국민이 선거에서 내린 주권적 결정을 파기하는 것이다. 단순히 어느 법률조항을 위헌무효로 선언하는 것과 비교할 수 없다. 따라서 9인 완전체로 심리와 결정이 이루어져야, 그 결과에 대한 최소한의 헌법적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고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장기간 계속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더 큰 국가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통령 권한대행자는 6인 헌법재판관 체제를 변경하는 재판관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7) 마지막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자에 대한 탄핵소추의 의결표수는 대통령의 경우와 동일한가 하는 쟁점이 있다. 답변은 ‘그렇다’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자’를 탄핵소추하려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가 발의해야 하고,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해야 한다. 그 논거는 다음과 같다.
앞서 언급한 대로,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적 의의는 헌법과 국가기능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데 있다. 그리하여 권한대행자는 비록 임시적이지만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대신해서 행사하며, 외국에 대해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는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헌법적 지위와 권한을 가지고 있다. ‘국무총리’의 지위와 권한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만일 ‘대통령 권한대행자’를 국무총리와 같이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하고,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면, 그것은 국회의 독재를 용인하는 것이고 헌법과 국가기능의 연속성을 보장하고자 하는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의 헌법적 의의를 부정하는 것이다. 이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