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원광대학병원 방사선사 조석원 선생님, 6명의 새 생명 살리고 '울림길'로 하늘의 별이 되다
  • 최득진 주필
  • 등록 2025-02-07 08:40:46
  • 수정 2025-02-07 09:13:31
기사수정
  • 생명을 나누고 떠난 조석원 방사선사, 그의 희생이 남긴 영원한 울림
  • “누군가에게 빛이 될 수 있다면” 가족의 결정으로 6명의 생명 구원
  • 원광대병원 동료 의료진, 숭고한 마지막 길에 함께한 '울림길'

       ♥ 원광대학교병원 방사선사로 근무하던 고 조석원 선생님(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삶의 마지막 순간에서조차 그는 누군가의 생명이 되기를 선택했다. 원광대학교병원 방사선사로 근무하던 조석원 선생님은 퇴근길에 불의의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졌지만, 가족의 결단과 함께 6명의 생명을 살리는 기적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되었다.


퇴근하던 지난 12월 13일, 그는 교통사고로 쓰러져 근무하던 원광대병원으로 급히 이송되었다. 하지만 의료진의 간절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도 그의 가족들은 숭고한 결정을 내렸다. “석원이의 마지막이 다른 누군가의 새로운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며, 장기기증에 동의한 것이다. 그 결과 심장, 간장, 폐장, 양측 신장 등 총 6개의 장기가 기증되어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켰다.


고 조석원 선생님은 단순한 기증자가 아니었다. 그는 늘 타인의 아픔을 자신의 문제로 여겼던 사람이다. 어린 시절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책임지며 자신의 꿈을 키워온 그는 한때 프로게이머를 꿈꾸었지만, 새로운 길로 돌려 방사선사가 되었다. 성실하고 미래지향적이었던 그는 늘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챙기던 청년이었다.


그의 마지막 순간은 가족들에게 깊은 슬픔을 남겼다. 뇌사 판정을 받은 날이 하필이면 누나의 생일이었다. 조석원 씨의 누나 조은빈 씨는 “석원아, 너무 일찍 철이 들어 고생만 하고 갔구나. 마지막 순간까지도 좋은 일을 하고 떠난 너를 생각하면 더 그립고 사랑해”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의 마지막 여정을 기리기 위해 동료 의료진들은 '울림길'을 준비했다. 울림길은 장기기증자의 희생과 사랑을 기리는 의식으로, 병원 의료진들이 기증자를 배웅하며 존경과 감사를 표하는 시간이다. 조석원 선생님이 걸었던 이 길은 단순한 병원의 복도가 아니라 세상에 남긴 숭고한 유산의 흔적이 되었다.


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조석원 선생님은 단순한 기증자가 아니라 생명의 희망을 나눈 영웅”이라며, “그의 용기 있는 결단은 생명나눔의 진정한 의미를 증명해주었다”고 말했다.


조석원선생님의 가족은 “석원이의 장기기증이 세상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심장을 뛰게 하고, 폐와 신장이 또 다른 생명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며 그를 향한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누군가의 마지막 순간이 다른 이의 새로운 시작이 되는 그 기적은 조석원 씨의 이야기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삶의 끝에서 시작된 기적, 그가 남긴 울림은 이 땅의 또 다른 희망의 시작이다.

0
유니세프
국민신문고고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