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구자삼 박사 칼럼] 트럼프 관세 정책과 한국의 대응 전략: 도전과 기회
  • 구자삼 박사
  • 등록 2025-03-06 09:17:37
  • 수정 2025-03-06 21:47:59
기사수정

구자삼 박사{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졸,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 미국 보스턴대학교 MBA; 전 대우증권 런던법인 사장 및 국제본부장. HDC자산 사장, 수원과학대교수, 미얀마 협동대학교수, 몽골 금융위원회 자문관)


1. 트럼프 관세 정책


트럼프 대통령 1기 재임 기간 동안 한미 동맹과 경제 협력은 여러 도전과 변화를 겪었다. 트럼프 2.0 시대를 원활히 헤쳐 나가려면 트럼프 진영의 핵심 정책 담당자들의 사고방식 뿐만 아니라 그들의 실천 전략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상호 이익을 고려하여 외교 정책을 수립했지만, 트럼프는 경제적 관점에서 미국 이익에 초점을 둔 비즈니스와 같은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해결방식도 그는 상대국의 핵심 장단점을 송곳같이 겨냥, 직설적인 방법으로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의 협상에서는 경제적, 비지니스적 사고가 절실히 필요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와 맺으려고한 ‘광물 협정’은 전쟁에 투입된 비용을 보상받기 위한 경제 논리에 기반한 것이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산 광물뿐만 아니라 석유와 가스의 절반을 가져가겠다는 경제적 논리에 기본을 둔 것이다. 협상 과정에서 미국은 상대국의 입장을 배려하기보다 강자가 자신의 경제적 목표 달성을 최우선으로 삼었다. 트럼프는 동맹과 상오이익에 초점을 둔 외교라기보다는 미국의 이익에 초점을 둔 경제 책략(economic statecraft)에 역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접근법은 향후 미국의 대외 정책이나 협상에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세계 경제 패권 경쟁에서 중국의 부상은 첨단 원천 기술 확보 경쟁이 가열 되었다. 기술력은 단순한 경제적 자산이 아니라 이제는 국가 안보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자국의 전략적 기술을 보호하고 육성하는 것이 국가 보안이며 국가 존립의 필수 조건이 되었다. 이제 기술이 단순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보안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2. 미국의 전략은 세계 경쟁력의 지속적 우위 확보 


트럼프 2.0 시대를 대비하려면 그의 전략과 실행 방식을 깊이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기치로 내세우고 있는 이면에는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것이 그의 핵심 전략 중 하나이다. 이를 위해 무역, 세금, 이민, 외교 정책 전반에서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경제우선주의에 방점을 두고 전략을 쓰고 있다. 


최근 트럼프가 광물 협정을 두고 젤렌스키와 충돌한 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즉각적으로 선언한 것은 그의 경제 중심적 외교 전략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그는 필요에 따라 동맹국과 적국을 가리지 않고 가용 자원을 활용할 것으로 보이며, 심지어 러시아까지도 대중국 견제 전략에 이용하고 있다는 풍문도 있다. 


그러나 트럼프 관세 정책이 지속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고율 관세는 미국 경제에 인플레이션을 유발시켜 경기 침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높은 관세는 소비자 가격 상승을 초래하고, 결국 미국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미국 증시에서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의 최대 규모 자금을 운영하는 ‘워런 버핏’도 "관세는 결국 소비자가 부담하는 세금"이라며 비판적인 견해를 내놓으며 보유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각하고 있다. 현금 보유량이 역사상 최대치에 았다고 한다. 이런 관세 정책을 지속하면 미국 경기 침체가 예상될 것이여 미국 주가는 향후 하락할 것이라고 예견한 것이다. 이러한 견해는 미국의 많은 투자은행에서도 팽배하고 있다. 


3. 일본, 대만의 트럼프 대응 전략


일본과 우리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대만 역시 ‘하나의 중국’을 내세워 중국 침공시 미국의 군사적 안보가 절실히 필요한 나라다. 이들은 협상 방법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에서 경제적 실익을 우선시하여, 상대국이 원하는 조건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일본은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트럼프 기대를 만족시키고 있는 것 같다. 


일본 대응 전략은 우선 민간 차원에서 협력 방안을 제시하고 이어서 정부 정책으로 마무리 하는 민관 합동 전략이 통한 것 같다. 손정의 회장은 "미국에 1,00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내 1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최초로 발표하며 트럼프 경제 정책의 열광적 지지 반응 메세지를 보냈다. 이어서 일본 이시바 수상은 트럼프와의 최초로 가진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의 경제적 요구를 수용하여 그 기대를 충족시켰다. 일본은 미국의 트럼프 정책의 핵심인 LNG 수입을 대폭 확대하고 대미 투자 규모를 1조 달러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함으로써 트럼프의 경제적 요구를 충족시겼다. 대신, 일본은 관세 문제와 방위비 증액 요구에 대한 호의적인 협상을 기대하면서 비켜가려고 하고 있다. 러트닉은 상원 청문회 당시 “한국·일본 둥 아시아 국가가 우리의 선량함을 이용하여 무역 수지 면에서 많은 이득을 얻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는데 이를 만족 시킨 것이다. 어제 트럼프 의회 발언에서 일본 얘기는 일언 반구도 없었다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은 트럼프의 비즈니스적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경제적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관세 문제를 협상 카드로 활용했다. 이는 한국도 배워야 할 중요한 전략적 대응 방식이다. 


대만의 경우도 민간 차원에서 미국 투자 협력 방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하였다. 트럼프도 의회 발언에서 이를 언금하며 의원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대만의 TSMC는 대만 의 국가안보의 심장과 같은 역활을 하고 있는 세계적인 회사다. TSMC는 최첨단 공정과 기술을 활용하여 고성능 메모리 칩 등 다양한 제품을 제조하여 AI 시대에 핵심 기술을 갖고 있다. 미국도 이 반도체칩이 없으면 미국의 기술적 우위가 어려워질 수 있을 정도다. 첨단기술은 국가간 경제적, 전략적 우위를 점하는 데 국가 존립의 사활을 건 과제가 되었다. 대만 국가의 중차대한 전략적 자원인 TSMC를 내세워 선제적 제안을 펼쳤던 것이다. 1000억 달라를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선언하여 대만 국가 안보를 위해 지렛데로 활용한 셈이다. 


트럼프는 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에서 예고한 대로 상호 관세 문제는 한국도 예외가 아닐 듯하다. 우리에게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나 대만의 경우에서 처럼 한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 확대를 통해 상호 이익을 증대시키는 방식으로 협상을 우선 진행할 필요가 있다. 미국산 천연가스 등을 적극적으로 수입하여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려는 노력은 물론 우리의 산업적, 지정학적 특성을 살려 전략적으로 접근이 필요 할 것이다. 미국과의 통상 협력 채널을 적극 활용하여 한국의 특수상황을 설득시킬 필요가 있다. 미국이 필요로 하지만 미국이 없는 산업이 한국이 보완할 수 있는 한미동맹의 보완적 관계 및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경쟁국을 견제 할 수 있는 지정학적 위치 등등을 부각하여 지랫대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4. 한국의 전략적 강점


한국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트럼프 경제 정책 수행 과정에서 어떤 전략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까? 미국의 입장에서 한국은 외교적 또는 경제적 파트너로서 필요한 강점은 무엇이며 미국에서 느끼는 한국의 중요도는 얼마나 될까? 


미국은 중국과의 군비 경쟁에서 군함 제조 및 유지 보수 능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이다. 미국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우리는 여러 부분에서 갖고 있다. 한국은 조선업, 방위 산업과 반도체 첨단 기술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미국과 중요한 파트너로서 상오 윈윈 할 수 있는 전략적 강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 미국 군함 제조 및 유지 보수에서 미국의 중요한 파트너로서 역활을 할 조선업 생태계를 갖추고있다, 한국의 조선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당장 미국이 필요로 하는 미 군함을 건조해 줄 수 있는 핵심 여건들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트럼프가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LNG 산업과 관련하여 우리는 LNG 운반선 제조 기술을 갖고 있다. 더욱이 트럼프 정부의 핵심 사업인 알라스카 석유 및 가스개발을 위해 필요한 쇄빙선 제조능력 뿐 아니라 일체의 생태계도 갖고 있어 미국을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급하다. 한국 조선업의 미 해군 함정 건조 참여를 허용할 수 있도록 법안을 발의할 정도로 중국과의 군비 경쟁에서 시간을 다투고 있다. 이를 위해 조선 사무국을 신설한다고한다. 이는 한국은 미국의 국가 안보와 해양 패권 경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카드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 반도체, 방위산업 분야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물론 자동차, 철강 등 일부 한국 주력 산업은 트럼프의 고율 관세 정책으로 인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지만 우리의 강점을 활용하여 미국과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나가기를 기대 한다. 


5. 빅딜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광물 협정 결렬 사례에서 보듯, 한미 동맹 역시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부침이 있을 수는 있다. 이 역시 러시아, 중국, 북한 간의 관계가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를 주시하며 적절한 전략적 대응책이 필요하다. 트럼프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를 문제 삼으며 경제적 대가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지만, 우리도 협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도 많다. 트럼프의 전략을 고려하여, 외교,산업,투자등을 망라하는 포괄적인 빅딜을 추진할 전략이 필요한 때 이다. 


우리는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할 지정학적 위치에 있으며 미국이 절실히 필요로 산업을 골고루 갖추고 있는 생태계가 있다. 더욱이 평택 미군 부대는 중국과 가까운 위치에 있어 전략적 지정학적 가치가 있으며, 사드(THAAD) 배치 등으로 인해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도 있다. 또한, 조선업, 방위 산업, 반도체 등 미국이 필요로 하는 세계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을 총체적으로 종합하여 한미 협력의 새로운 빅딜을 제시하면서 한미 동맹을 이끌어가야할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이다. 


정부는 단순한 방어적 대응이 아니라, 미국과의 협상에서 큰틀에서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는 적극적으로 대처하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미국과 한국의 산업 생태계를 유지·확대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기획하고 전략적으로 이끌어 나갈 리더십 공백 상태가 아쉽기는 하지만 민간 차원에서 이를 주도하여 설계하면 미국측 관련자들이 비지니스맨 출신이어서 궁합도 잘 맞을 듯하다. 


우리의 산업은 중국과의 경쟁 속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AI 및 전기차 부분 등 여러 산업부분에서 중국의 급속한 경쟁력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트럼프의 대 중국 제제 조치로 인하여 국제 경쟁력 약화 산업에 자생력을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러나 산업을 보호, 육성하고 우위를 지켜 더 발전 시킬 국내 산업 경쟁 전략을 위한 풍토 및 정치적적 요인 등 우리의 현실은 녹녹치 않다. 지금이야말로 미래를 이끌어 갈 전략적 사고로 무장한 빅딜이 필요한 시점이다

1
유니세프
국민신문고고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