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수 논설위원(전 대한민국호국보훈협회 회장, 현 한국자유총연맹 전문교수, 이노바저널 논설위원)
역사를 기억하고 행동하는 국민만이 나라를 지킬 수 있다
대한민국이 세워지던 그날, 국민은 처음으로 나라의 주인이 되었다.
1948년 5월 10일, 한반도에서 처음으로 국민이 직접 대표를 선출하는 민주 선거가 치러졌다. 왕조의 군주가 백성을 다스리고, 일제강점기에는 외세의 지배를 받았던 이 땅에서 국민이 정치의 주체가 된 순간이었다. 이는 단순한 선거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국민의 손으로 세워지는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이 선거를 통해 구성된 제헌국회는 대한민국 헌법을 제정했고, 7월 20일에는 국회의 투표를 통해 초대 대통령을 선출했다. 그리고 마침내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수립되었다. 국민이 직접 지도자를 뽑고 법을 만들어 운영한 최초의 국가,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이다.
국제사회 또한 이 새로운 국가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유엔은 대한민국을 한반도 유일의 합법 정부로 승인하며, 국제사회에서 독립된 주권 국가로서의 지위를 부여했다. 반면, 북한은 소련의 군사적 지원을 받아 공산정권을 세웠지만, 정식 정부로 인정받지 못했다. 대한민국은 국민의 선택에 의해 세워진 합법 국가이며, 그 정체성은 역사적 사실 위에 뿌리내리고 있다.
대한민국은 결코 저절로 만들어진 나라가 아니다. 독립을 위해 수많은 이들이 싸웠고, 국민은 스스로 지도자를 선택했으며, 세계는 이를 지지했다. 이 나라는 우리 민족이 피와 희생으로 이룩한, 한반도 최초의 국민 주권 국가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나라를 지키고 가꿔야 할 역사적 책임을 안고 있다.
하지만 자유와 번영은 결코 스스로 유지되지 않는다. 지식 없는 무관심은 무기력한 상실로 이어진다. 우리에게 자유가 어떻게 주어졌는지, 나라가 어떻게 세워졌는지를 알지 못하면, 그것을 지킬 수도 없다. 자유는 피로 얻어졌고, 무지와 방관으로 인해 언제든 잃을 수 있다.
대한민국의 운명은 누구의 손에 달려 있는가? 바로 우리 국민이다. 이 나라의 주인은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다. 국민이 바로서지 않으면, 나라는 무너진다. 국정의 혼란과 정치적 갈등 속에서 우리가 더욱 역사를 돌아봐야 하는 이유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탄생을 기억해야 한다. 단순한 기념이 아니라, 그 정신을 계승하고 실천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과거의 나열이 아닌, 미래를 위한 나침반이다. 우리가 어떤 국민이 되어야 하는지는, 바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