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대학교 허선주 교수는 인생주기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인간의 발달 과정에서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은 각 인생 단계와 그에 따른 연령 범위이다. 청년기, 중년기, 노년기가 어디에서 시작되고 끝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각 단계에서 나타나는 심리적·사회적 행동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생 발달은 출생에서 죽음까지 한 방향으로만 진행되며, 그 과정에는 일정한 순서가 존재한다. 이를 통해 인생 주기의 개념이 등장하게 된다.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기에 도달하고, 결국 노년기로 이어지는 개인의 여정이 그 예다. 이러한 이정표를 우리는 '인생주기'라고 부른다.
많은 이론들이 인생주기를 설명하고 있지만, 어느 이론도 생물학적·심리적·사회적 요인 간의 상호작용을 완벽하게 설명하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인 이론들은 우리가 인생 단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아시아권에서 인생주기를 최초로 언급한 인물로는 공자가 있다. 공자는 자신의 인생 단계를 스스로 서술하며, 인생의 각 시점에서 올바른 인격을 형성하는 과정을 강조했다. 그의 말을 빌리면, “나는 열다섯 살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 살에 자립했으며, 마흔 살에 미혹하지 않았고, 쉰 살에 천명을 알았으며, 예순 살에 들은 것을 순리로 받아들였고, 일흔 살에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공자의 이러한 분류는 인생 단계에 맞는 삶의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며, 이를 통해 성숙한 인격을 이루려는 노력을 반영하고 있다.
레빈슨은 미국 남성들의 자서전과 전기 분석을 통해 인생의 계절론을 제시했다. 그는 인생을 다섯 개의 주요 시기로 구분했으며, 각 시기마다 약 20년 간의 기간을 설정했다. 각 시기에는 질적으로 서로 다른 몇 개의 단계와 과도기가 존재하며, 이는 단순한 행동 변화가 아닌, 그 시기의 사건들이 개인에게 갖는 의미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성인 초기 (17~40세) 인생에서 가장 활발한 시기로, 취업, 결혼, 출산 등 중요한 사건들을 경험한다. 이 시기는 직장에서 안정된 역할을 맡고 가정에서 부양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등 사회적으로 중요한 책임을 지게 된다.
중년기 과도기 (40~45세) 노화가 시작되고 체력이 떨어지며, 부모의 사망과 같은 사건을 통해 죽음을 자각하게 된다. 이 시기는 젊은 시절의 꿈을 재평가하며, 남은 인생에 대한 목표를 재설정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성인 중기 (45~59세) 삶의 절정기에 해당하며, 지혜와 포용력이 정점에 달한다. 이 시기의 성숙한 사람들은 타인의 성과에 대해 질투하기보다는 함께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성인 후기 과도기 (59~65세) 신체적 노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기이다. 이 시기의 사람들은 점점 권위와 힘이 감소하는 것을 느끼며, 에너지를 새로운 형태의 활동이나 놀이에 집중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인생주기를 이해하는 것은 각 단계에서 예상되는 심리적, 사회적 변화를 이해하고 이에 맞춰 적절한 행동을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준다. 공자와 레빈슨의 이론은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에서 나왔지만, 인생의 각 단계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성찰하는 공통된 주제를 다룬다. 인생은 출생에서 죽음까지 이어지는 긴 여정으로, 그 과정에서 각 단계에 맞는 적응과 성장이 필요하다.
이러한 이론들은 우리에게 인생의 각 시점에서 어떤 도전과 변화가 기다리고 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며, 각자의 인생 여정을 더 의미 있고 충실하게 만들어주는 지침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