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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진단] 한덕수 총리, 전격 사퇴… ‘위기 극복을 위한 헌신’ 선택
  • 최득진 주필
  • 등록 2025-05-01 20: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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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에 따라 바뀌는 경제정책으론 미래 없다”… 국가 진로에 대한 위기감 표출
  • 극단정치와 진영대립에 경고… 협치·미래지향적 리더십 요청한 마지막 메시지
  • 경제와 안보, 진영사회 분열까지… ‘총리의 사퇴’는 하나의 선언이었다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2025년 5월 1일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이노바저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2025년 5월 1일, 전격적으로 직을 내려놓았다. 스스로 “오랫동안 고뇌하고 숙고한 끝에” 내린 결단이라는 사퇴의 메시지는 단순한 사임을 넘어,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구조적 위기와 분열의 정치에 대한 깊은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이 길 밖에 길이 없다면, 그렇다면 가야 한다고 결정하였습니다.” 이 총리는 사퇴 발표문에서 자신의 결정을 이같이 표현하며, 단지 개인의 물러남이 아닌 ‘더 큰 책임’을 위한 선택임을 분명히 했다. “제 앞에는 두 갈래 길이 놓여 있습니다. 하나는 중책을 완수하는 길, 다른 하나는 그 중책을 내려놓고 더 큰 책임을 지는 길입니다.”라고 밝힌 그는 후자를 선택한 이유로 ‘위기 극복’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들었다.


그는 이어 “표에 따라 이랬다 저랬다 하는 불합리한 경제정책으로는 대외 협상에서 국익을 확보할 수 없고, 산업 경쟁력도 세울 수 없다”며 정치의 비일관성과 경제 정책의 표퓰리즘을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 “극단의 정치를 버리고 협치의 기틀을 세우지 않으면 누가 집권하든 분열과 갈등이 반복될 뿐이다”라고 경고했다.


사퇴 발표의 무게는 그의 경력에서도 나온다. “1970년 공직에 들어와 50년 가까운 세월을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최일선에서 일했다”는 자부심을 밝힌 그는, 경제 관료로서의 경륜을 담아 ‘국가가 앞으로 나아갈 때 국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신념을 강조했다. 그가 거듭 말한 “대한민국이 기로에 서 있다”는 위기 인식은 단지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 않고, 국제통상 질서의 변화, 안보의 불안정, 사회 내부의 진영 대립이라는 세 축으로 구체화되었다.


한 총리는 “수출로 일어선 대한민국에 통상 질서의 급변이 다가오고 있고, 안보가 생명인 한국에서 지정학적 질서가 흔들리고 있으며, 사회는 수년째 진영의 수렁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그 어떤 합리적인 논의도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현실 정치의 교착 상태를 통렬하게 꼬집었다.


그의 마지막 메시지는 미래를 향한 통합과 전환의 요구였다. “저 한 사람이 잘되고 못되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의 미래는 확실해야 합니다. 주저앉아서는 안 됩니다. 잘 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나아가며 계속해서 번영해야 합니다.”라는 진심 어린 호소는, 정치권과 국민 모두에게 던지는 일종의 도전장이다.


사퇴의 진의: 자리에서의 이탈인가, 정치적 재정비의 신호인가?

정치권 안팎에서는 한덕수 총리의 사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오간다. 일부에서는 야권과의 대립 국면 속에서 정부 운영의 책임에서 물러나겠다는 현실적 판단으로 보지만, 또 다른 시각에서는 ‘더 큰 정치’를 위한 준비 신호로도 받아들이고 있다.


그의 발언 속 “그 중책을 내려놓고 더 큰 책임을 지는 길”이라는 문구는 단순한 퇴장이 아닌, 다음 단계로의 진입을 암시하는 대목으로도 읽힌다. 향후 총선이나 대선 정국에서 그가 어떤 정치적 역할을 맡게 될지 주목할 대목이다.


이번 사퇴는 단순한 인사 교체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국정을 책임진 최고위급 인사가 국가 방향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스스로 물러났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하나의 메시지이자 경고다. 이는 대한민국 정치와 사회가 어디로 향해야 할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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